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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최지만의 희망가 "도쿄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어"

등록일: 02.21.2020 16:26:01  |  조회수: 182


더위 날리는 청량한 한 모금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의 스프링 캠프 훈련에 참가 중인 최지만이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의 샬럿스포츠파크에서 훈련 중 목을 축이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29)은 인천 동산고에 재학 중이던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로부터 계약금 42만5천달러(약 5억원)를 받고 태평양을 건넜다.

미국 땅을 밟은 그의 앞엔 끝이 안 보이는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주위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말도 통하지 않았다.

월급은 식비를 충당하기 힘들 정도로 적었다. 최지만은 그런 생활을 수년간 이어갔다.

그 사이 국내 잔류를 선택한 또래 친구들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스타로 성장했다.

외로웠고 고독했다. 사무치는 외로움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뒤에도 쉽게 가시지 않았다.

19일(미국시간) 탬파베이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 스포츠파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최지만은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지만, 한국 동료, 한국 팬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한국 선수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뛰고 싶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계약서에 2020 도쿄올림픽 출전 보장 내용을 포함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금지하고 있는 내용이라 쉽지 않겠지만,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뽑아주신다면 꼭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단순히 올림픽 무대에서만 뛰고 싶다는 건 아니다"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싶진 않다는 생각도 전했다.

다음은 최지만과 일문일답.

-- 곧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뛰고 싶은 마음이 있나.
 

▲ 올림픽 출전 보장 내용을 계약서에 넣었다. 구단엔 허락을 받았는데,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진 모르겠다. 이건 나와 팀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사무국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시점에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달릴 수도 있다. 내가 트레이드돼 계약서 내용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한가.

▲ 출전하고 싶다. 올림픽 출전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국가대표를 꼭 해보고 싶다.

-- 이유가 뭔가.

▲ 사실 난 한국 팬들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성인이 된 뒤로는 한국 선수들과 뛰어보지 못했다. 한국 야구가 그립다. (미국에 진출한)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런 마음은 변치 않았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KBO리그 팀 스프링캠프에서 한국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도 싶었다. 허락을 받지 못해 성사되진 않았다.

-- 아직 연봉(85만 달러)이 많지 않은데도 국내 어린 선수들을 돕는 이유도 같은 맥락인가.

▲ 그렇다. 동산고 은사님들은 항상 겸손하고 주위를 둘러보며 선수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가르쳐주셨다.​

-- CHOI 51이라는 재단을 만들어 선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사비로 만든 재단이다. 아직 수입이 적어 큰 기부 활동은 못 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소소한 기부는 하고 있다.

-- 재단 명에 포함된 51번은 의미 있는 번호인가.

▲ (돌아가신) 아버지(故 최성수)가 쓰시던 번호다. 나도 한 번 이 번호를 달고 뛴 적이 있다. 마이너리그 생활을 오래 하면서 여러 등 번호를 사용하다 보니 이젠 배번에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고향 인천에서 오랫동안 (아마추어) 지도자 생활을 하셨다.

-- 아버지로부터 배운 게 많았을 것 같다.

▲ 가정적인 분이셨다. 그러나 내게 야구를 가르쳐주시진 않으셨다. 아버지가 지도자로 계시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공과 사를 구별하셨다. 소속팀 감독님께 야구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당시엔 섭섭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 생각이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