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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꽃배

글쓴이: sansae  |  등록일: 07.28.2015 07:51:14  |  조회수: 1801
스쳐가는 꽃배
 
 
맑은 물 연못가에
꽃창포 우거지고
실실이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는
강바람 붙잡고
춤을 추는 듯
초록 바람이 피워 낸
싱그러운 연꽃은
이리저리 흔들리며
향기를 풍깁니다
 
일렁이는 물결에
햇살은 부서지고
저쪽 향기로운 연꽃 길로
버들 잎 같은 꽃배가
천천히 흘러옵니다
꽃배에 앉은 두 여인이
춤추며 날아오는
고운 노랑나비를
손뼉 치며 반깁니다
그 빛나는 눈길
찬란한 웃음소리가
내 가슴을 북 치듯
세차게 두드립니다
 
꽃배가 가까워집니다
그녀는 북으로 가고
나는 남으로 가고
꽃배와 쪽배는
바람결처럼 서로
스치고 지나갑니다
꽃배는 조용히
아득히 펼쳐진
연꽃 숲으로 사라집니다
 
우리는 이렇게
또 어긋났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푸른 연꽃잎에
모였다 굴러 떨어지는
맑은 빗방울은
슬픈 눈물 같습니다
꽃배에 앉은 그녀는
말없이 떠나간
보고 싶은 여인입니다
 
우리 가냘픈 인연은
왜 이리도 가벼울까
연잎 사이로
꽃대를 세우는
싱싱한 연꽃은
봉우리 마다
연분홍 향기를
빚어 올리는데
우리 사랑은
왜 이리도 아플까
 
향기로운 꽃잎이
한 조각 사랑처럼
바람에 흩날립니다
찬비 내리는 우산아래
미소 짓던 여인은
빗물처럼 흘러갔습니다
그리워 보고 싶어
연못가에 서성거립니다

이선희 <J에게>
부탁드립니다.
https://youtu.be/EwJxK3TrZ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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