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

글쓴이: applejuice  |  등록일: 11.23.2012 16:57:02  |  조회수: 2043
안 “정권교체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 문 후보 성원해 달라”

문 “안 후보에게 미안” … 새누리 “노회한 민주당 벽에 막혀”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3일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잠시 말을 멈춘 채 입을 다물고 있다. [김형수 기자]

18대 대통령 선거를 26일 앞두고 선거 구도가 기존의 3자 레이스에서 전통적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후보의 1대1 대결구도로 재편됐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3일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함에 따른 것이다. 연말 대선은 이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딸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 후보의 양자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안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한다”며 “이제 (야권의)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라고 선언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저를 꾸짖어주시고 문 후보께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사퇴로 무당파·중도층으로 대별되는 안 후보 지지층의 향배가 변수로 떠올랐다. 사퇴 직전인 지난 22일 실시된 본지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은 무당파 응답자에서 지지율 37.8%를 보여, 박근혜(26.4%)·문재인(18.8%) 후보를 앞섰다.

 지지 후보를 잃은 이들 유권자층이 문 후보 지지세로 흡수될 경우 보수 대 중도·진보라는 문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로 전개될 수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향세를 보이며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문 후보로 결집하는 듯한 추세를 보인 바 있어 안 후보의 사퇴가 지지층 통합의 촉발제가 되리라는 기대다. 반대로 중간층이 단일화 과정과 안 후보의 전격적인 사퇴에 실망해 박 후보 지지로 이탈하거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박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보수·중도 대 진보)로 흐르게 된다.

 당초 문·안 두 후보는 '아름다운 단일화'를 선언하며 단일화 과정에서 '1+1=3'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그러나 지난 22일 두 후보 간 담판 회동까지 실패한 데 이어, 이날 안 후보 지지층이 승복할 수 있는 승부 과정 없이 안 후보의 일방적인 양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 후보 측은 긴장하고 있다. 단일화 룰 싸움을 놓고 두 진영 간 감정싸움이 노출된 데다 안 후보 캠프에선 “노회한 민주당의 전략에 밀렸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안 후보도 비록 이날 문 후보 지지를 당부했지만 민주당 측의 파상 공세에 감정이 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문 후보에겐 안 후보가 확보했던 중도·무당파를 흡수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게 시급한 과제가 됐다.

 문 후보 측은 이날 심야 긴급 선대위 회의를 열고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안 후보와 연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어떤 형식으로 양측의 합동 선대본부가 가동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문 후보는 “안 후보께는 정중한 예의를 따로 갖추겠다”며 “안 후보의 진심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염원을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고 우상호 공보단장이 전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선을 '박정희 대 노무현' 구도로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한편으론 안 후보 지지층을 이탈시키는 전략을 병행했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 실험이 결국 프로 집단인 민주당의 노회한 벽에 막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안 후보의 등장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그러나 안 후보는 지루한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을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사퇴 이유와 관련해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 결코 잊지 않겠다”며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말해 재기를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채병건.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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