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왕' 주인공·히든카드·비밀무기 모두 심은경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10.19.2016 10:56:20  |  조회수: 559
작품은 주인공을 만났고, 배우는 자신에게 딱 맞는 작품을 찾았다.

충무로 최연소 흥행퀸이라 불리는 심은경은 쌓여있는 상업영화 시나리오를 잠시 옆으로 미뤄뒀다. 그리고 저예산 독립영화 '걷기왕'(백승화 감독)을 택했다. '뛰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자신의 행보로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다.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시기에 눈 앞에 뚝 떨어진 '걷기왕'은 심은경에게 선물같은 작품이었다. '연기의 맛'을 다시금 일깨웠고 힐링을 선사했다. 다소 무거운 소재를 최대한 가볍고 밝게 다룬 탓에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배우 입장에서는 큰 고민없이 즐기면서 접근할 수 있었다.

관객이 '걷기왕'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지는 않다. 분명한 주제를 전하면서도 '이렇게 해야 돼'가 아니라 '이렇게 해도 돼'라는 우회로를 알려주는 친절함이 돋보인다.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혼자 보면 좋을 영화의 탄생이다.


출연: 심은경·박주희·김새벽·허정도·윤지원
감독: 백승화
줄거리: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 증후군 여고생 만복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

신의 한수: 결국 심은경이다. 심은경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작품을 오랜만에 택했다. '부산행'에서 보여준 짧은 임팩트를 긴 스토리로 풀어냈고 '서울역'의 아쉬움을 찰떡같은 연기력으로 달랬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심은경의 연기는 '걷기왕'의 속도와 분위기를 모두 완성시켰다. 박주희·김새벽·윤지원·안승규 등 신선한 얼굴과, 허정도·김광규·김정영 등 믿고보는 중견배우들의 활약도 빛난다. 1등만 원하는 세상에서 쓸모없는 것이 어떻게 쓸모있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과정이 재기발랄하고 아기자기하다. 만화같고 동화같다. 반전도 없고 억지도 없고 갈등도 없는 단순함이 매력이다. 하지만 관객의 현실에 따라 받아들이는 메시지는 백이면 백 다를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겐 지금 당장 꼭 필요한 영화가 될 수 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꿈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생각케 한다. 특히 '걷기왕'의 엔딩은 '걷기왕'과 만복이, 그리고 내 인생을 응원하게 만든다.


신의 악수: 지루하지는 않지만 뻔하고, 꾸며내진 않았지만 현실감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비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래 저럴 수 있지. 근데 뭐, 어쩌라고. 어쨌든 난 만복이가 아니야'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심은경의 연기 스타일도 극찬만 하기에는 아쉽다. 그의 대표작을 두 편 이상 봤다면 '심은경식 연기'라고만 말해도 떠오르는 모습이 있을 터.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전형적이다. 어리바리 연기의 1인자로 '걷기왕'과 만복 캐릭터에는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연기지만 '아 또 심은경이네'라는 인상을 지우기도 힘들다. '잘해도 난리야'라는 말이 뒤따라도 어쩔 수 없다.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로 슬럼프에 빠진 심은경이라면 관객 역시 심은경의 같은 모습을 언제까지 봐 줄 수 있을지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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