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역사 쓴 韓영화"SAG 앙상블상 `기생충`오스카 판도 바뀌었다

글쓴이: todomarin  |  등록일: 01.21.2020 09:34:33  |  조회수: 398
"Screen Actors Guild Awards make history as 'Parasite' claims its top prize(미국 배우조합상 최고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역사를 만들었다)!"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로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한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앙상블상 수상 이후 기자회견에서 "본의 아니게 할리우드에 기생하게 됐다"고 밝힌 배우 이선균의 소감처럼 콧대 높은 할리우드의 장벽을 본의 아니게 뛰어넘은 '기생충'을 향해 외신들 또한 찬사를 쏟아내며 아카데미 수상에 기대를 높였다.

'기생충'은 비영어권 영화 최초 제26회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앙상블) 인 모션픽처 상을 수상했다. 앙상블상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배우 노조인 배우조합상이 영화와 드라마에서 최고의 열연을 펼친 배우들을 선정해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에서 작품상 격에 해당하는 수상 부문이다. 작품에 출연한 주·조연 전체 배우가 최고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것은 물론 극의 전체 흐름에 걸맞은 앙상블을 펼친 작품과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상. 비단 주연 배우의 하드캐리한 독주가 아닌 모든 배우의 균형 있는 앙상블에 집중한 상인만큼 수상하기 힘든 부문 중 하나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명배우가 주연상 이상으로 탐내는 부문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배우들에게 최고의 영광인 앙상블상에 '기생충'의 주역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특히 '기생충'은 배우조합상 역사상 최초의 비영어권 앙상블상 수상작으로 선정돼 파란을 일으켰다.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로베르토 베니니 감독)가 21년 전인 1999년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로 앙상블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고 올해 앙상블상 후보 역시 '밤쉘'(제이 로치 감독), '아이리시맨'(마틴 스콜세지 감독), '조조 래빗'(타이가 와이티티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 할리우드는 물론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쟁쟁한 작품, 명배우들의 후보작과 경쟁을 벌인 끝에 받은 수상이라 더욱더 놀라움을 자아냈다.

더구나 배우조합상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투표권을 가진 상당수의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이 조합원으로 있는 단체로 배우조합상 수상작(자)이 아카데미 수상작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실제로 지난 24년간 배우조합상 앙상블상을 수상한 12개의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때문에 '기생충'의 배우조합상 앙상블 수상은 내달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판도를 뒤흔들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생충'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감독상·각본상·미술상·편집상·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된 상태다. 앞서 기대를 모았던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 편집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기생충'은 외국어영화상 수상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는 물론 많은 해외 외신이 '기생충'의 수상을 열렬히 지지했던 부문 중 하나인 골든글로브 감독상이 예상과 달리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에게 돌아가면서 '기생충'을 향한 흐름이 잠시 주춤하게 됐다. '1917'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무서운 독주의 서막을 열었고 또 이러한 여운이 내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골든글로브가 증명했듯 보수적인 할리우드, 또 그러한 보수의 중심에 선 아카데미 역시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온 '기생충'의 질주를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기생충'이 앙상블상을 수상하면서 할리우드 내부에 큰 파란과 반전을 안겼다. 게다가 배우조합상이 개최된 이래 처음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모든 배우, 관계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기생충'은 또 하나의 레전드를 만들면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른바 '이견 없는 수상'을 몸소 입증한 사례로 남게 된 '기생충'이다. '기생충'의 송강호, 최우식, 박소담, 이선균, 이정은, 그리고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이를 지켜본 모두가 전율을 느낀 순간이다.

확실히 배우조합상 앙상블 수상 이후 '기생충'을 향한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작품이 앙상블상을 받은 것은 최초다. 특히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들은 배우조합상 개별 후보에 단 한 부문도 오르지 않았음에도 최고의 영예를 품에 안은 건 놀라운 업적이다. '기생충'을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한국 배우들을 향해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낸 것도 대단했다"며 '기생충'의 앙상블 수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뉴스 전문 채널 CNN 역시 "'기생충'이 할리우드에서 역사를 만들고 있다. 비영어권 영화 시대의 포문을 여는 업적을 남겼다. '기생충'이 소개될 때 배우조합상 시상식에 참석한 모든 배우가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국의 대표적인 국제통신사 로이터는 "'기생충'이 역사적인 배우조합상 앙상블상을 받으며 오스카(아카데미)의 가능성을 드높였다"며, 미국 대표적인 시사 주간지 타임은 "'기생충'이 배우조합상에서 큰일을 해냈다"고 알렸다. LA타임스의 일본계 젠 야마토 기자는 개인 SNS에 "'기생충'이 앙상블상을 수상하고 무대 뒤에서 이를 지켜본 모든 아시아인이 감격했다. 영화와 관련 없는 사람들까지도 함께 감정적인 상황을 만끽했다"며 소회를 전했고 영국 출신 배우 에이사 버터필드도 SNS에 "올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며 모든 부문에서 마스터클래스다. 이번 앙상블상뿐만 아니라 더 많은 상을 받을 만 하다"며 '기생충'의 수상 직후 영상이 담긴 링크를 게재했다. 배우조합상 주최 측도 공식 SNS를 통해 "봉준호 감독, 이 남자는 역사를 만들었다"며 '기생충'의 앙상블상에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1917'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게 된 '기생충'을 향해 2파전을 예상하는 이들도 상당해졌다. 대표적으로 시상식 예측 전문 매체 어워드서킷 설립자 클레이튼 데이비스는 SNS에 "만약 봉준호 감독이 감독조합상(PGA)까지 수상한다면 올해 오스카 레이스를 정말로 끝낼 수 있다. 혹여 감독조합상에서 샘 멘데스가 수상한다고 해도 올해 오스카는 '1917'과 '기생충'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시상식 수상작(자)을 예측하는 베팅사이트 골드더비닷컴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가능성을 3위에 올렸다. 영화 비평가 등 전문가와 각종 매체 편집자, 사이트 유저의 투표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이어 간발의 차이로 '기생충'이 3위로 급부상한 것. 또한 감독상 부문에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1917' 샘 멘데스 감독이 수상 확률 6분의 1위를 차지하며 공동 1위에 랭크됐다.

제대로 상승 분위기를 탄 '기생충'은 이제 오는 25일 열리는 미국 감독조합상, 2월 1일 열리는 미국 작가조합상(WGA)을 도장 깨기하고 종착지인 2월 9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마지막 투혼을 발휘할 계획이다. 레전드에 레전드를 더하고 있는 '기생충'의 레이스가 아카데미로 만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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