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사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얘기가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2011년 금값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아무 것도 산출하지 못하는(unproductive) 금에 투자하기보다는 차라리 전망 좋은 비즈니스에 투자하겠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아무 것도 산출하지 못하는(unproductive)’이라는 표현이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자산을 보유하면 산출(yield)을 얻을 수 있지만 금은 아무리 오래 보유해도 아무런 산출이 없다. 이 때문에 워렌 버핏은 금에 투자하는 것은 시세가 오르기만을 바라는 도박과 같다고 본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언론에는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만 집중적으로 보도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해외 유명 투자은행의 금값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세계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는 지난 2월 16일 지금은 금을 팔 때(It's Time to Short Gold)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제프리 커리(Jeffery Currie) 골드만 삭스 상품투자 부문 수석은 최근 금값을 끌어올린 불안감은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같은 저유가가 7년은 더 유지되어야 나타날 위기에 과민 반응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앞으로 12개월 목표 금값을 1 트로이온스(Troy ounce)에 1,000달러로 내다봣다. 4월 1일 현재 1,220달러 선인 것을 감안하면 18%나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골드만 삭스의 예측이 반드시 맞으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몇몇 언론에서 들려주는 것처럼 모두가 금값 상승을 내다보고 있는 것을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워렌 버핏의 지적처럼 아무런 산출(yield)이 없는 금에 상당한 자산을 투자하는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최근 금값이 치솟아 오르자 홈쇼핑 채널에서는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만 모아서 골드바를 팔았다. 그런데 금을 실물로 사게 되면 금값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 한다. 더구나 판매업자들의 이윤까지 있기 때문에 홈쇼핑에서 산 골드바는 금값이 최소한 20~30%가 올라야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물투자보다는 은행에서 골드뱅킹을 하는 것이 더 낫다. 하지만 골드뱅킹에도 상당한 수료를 내야 한다.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금을 살 때도 팔 때도 대체로 1% 안팎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더구나 금을 팔아서 얻은 수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결국 실제로 이득을 보려면 2.4%는 올라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대체로 금 투자는 위험에 대비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정작 원금 보장은 물론이고 예금자 보호조차 되지 않는다.
수수료나 세금의 측면에서 은행의 골드뱅킹보다 한국거래소의 KRX 금시장이 조금 더 유리하다. 하지만 KRX 금시장은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 경험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처럼 심리적 불안에 휩쓸려 단기 매매를 통해 투자 손실을 볼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이 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금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면 그것은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다. 지금 주요 선진국이 끝없이 돈을 풀고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는데도 좀처럼 세계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등 경제 불안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우리 원화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통화가치가 급등락을 했던 만큼 경제 불안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분명히 금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로서는 이 같은 불안이 언제 구조적인 금융위기로 번질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데다 금의 특성상 산출(yield)이 전혀 없기 때문에 금에 투자할 때는 전체 투자금액의 최고 1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여유자금만으로 투자하고 투자 시기도 적절히 분산해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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