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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 폭탄 떠안은 車업계

정부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을 추진하면서 대표적 소비재인 자동차 분야의 소송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롭게 제정되는 법안이 소급 적용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2018년 화재 사건으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인 BMW가 자동차 업계의 첫 집단소송 사례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2500명 이상의 차주들이 BMW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EGR 쿨러 결함에 따른 화재 사건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2018년 공동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BMW코리아가 피소돼 계류 중인 소송은 85건으로 최근 2년 사이 670% 이상 급증했다. 이는 2018년 화재 사건 관련 소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당시에는 소송에 참여한 사람만 승소에 따른 배상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일부 소비자들이 승소해도 동일 차주 모두가 똑같은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정부가 새로운 법안 제정 이전에 발생한 사유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을 허용해 아직까지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BMW 화재 사건'이 자동차 업계의 첫 집단소송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BMW 소송을 담당했던 하종선 변호사는 "새로운 법안은 기업의 자료 제출 명령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에게 유리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 앞으로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집단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BMW 소송 참여자의 경우 소송을 취하하고 새로운 소송에 참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재판부의 재량으로 기존과 신규 재판의 사건 병합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는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에 따라 제2의 BMW, 제3의 BMW 등이 속출하며 소송 부담이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천 대 이상을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의 경우 소송 패소에 따른 보상 금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송 남발이나 경쟁사에 의한 소송 악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집단소송 제도가 도입된 미국에선 완성차 업체들이 굵직한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세타2 엔진 결함 집단소송 합의를 위해 국내외 리콜ㆍ보증 비용에만 9000억원을 사용했으며, 2009년 도요타는 급발진 관련 소송으로 벌금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을 내야 했다. 2015년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폭스바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47억달러(약 17조20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 합의안을 내놨다.

또한 지난해부터 신차 구입 이후 1년 이내에 동일한 결함이 반복되면 차량을 교환ㆍ환불해주는 제도인 '한국형 레몬법'이 시행된 가운데 집단소송 부담까지 더해지며 이중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기업들은 소송 리스크 충당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비자 가격 상승을 고려할 수 밖에없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공정거래법ㆍ상법 개정도 추진되는 가운데 집단 소송 제도까지 강화되며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않은 일괄적인 법안 적용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