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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 팰리세이드는 물론 카니발 수요마저 집어삼키나

쉐보레 트래버스

미니밴 같은 SUV가 등장하면서 미니밴을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인승 SUV는 미니밴 시장이 변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7인승 SUV, 미니밴 역할 할 수 있을까

천하의 SUV도 못 하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미니밴 역할이다. SUV가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타 차종을 대체하고 있다. 세단, 왜건, 해치백 등 타 차종의 특성을 어느 정도 포함하기 때문에 한 대로 여러 대 효과를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SUV로 눈을 돌린다. 미니밴도 SUV로 대체할 수 있다. SUV의 탑승 인원이 7인승 또는 8인승까지 나오기 때문에 인원수로만 따지면 미니밴 역할을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7인승 SUV는 미니밴을 시장에서 몰아내지 못했다. 둘 사이에 좁힐 수 없는 차이가 있어서다.

결정적인 차이는 3열이다. SUV의 3열은 보조석 개념이다. 덩치가 아주 큰 SUV가 아닌 이상 3열은 편하게 앉는 자리가 아니다. 어린이가 앉을 정도 공간이거나, 성인이 앉더라도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타는 수준에 그친다. 크기가 작은 SUV는 3열이 있어도 제대로 앉기도 힘들다. 3열을 늘 활용하면 짐 공간이 작아지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 특화된 SUV의 특성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 짐 공간 활용까지 고려하면 7인승이더라도 애초에 5인승으로 계획하고 사야 별 탈이 없다.
또 다른 차이는 탑승 인원이다. 3열이 최대인 SUV와 달리 미니밴은 4열까지도 나온다. 9인승을 넘어가는 미니밴은 4열까지 갖춘다. 하지만 미니밴도 공간에 한계가 있어서 4열은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4열까지 제대로 타기 바란다면 승합차로 넘어가야 한다. 결국 미니밴도 3열까지만 주로 활용한다. 공간 여유를 중시하는 미니밴은 애초에 3열 구성인 7인승으로 나온다. 수입 미니밴은 9인승 이상이 아예 없다. SUV가 3열을 제대로 갖추고 나온다면 인원 면에서 미니밴과도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뜻이다.

SUV가 미니밴 수준 공간을 뽑아내려면 대형급이어야 하는데 대형급도 웬만큼 크지 않고서는 미니밴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국산 미니밴 대표 모델인 기아자동차 카니발의 제원은 길이 5115mm, 휠베이스 3060mm다.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는 길이가 4980mm, 휠베이스는 2900mm이다. 수치만 봐도 공간에서는 미니밴과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SUV가 공간 구성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뽑아낸다면 수치상의 차이를 극복할지 모르지만, 여러 명이 탑승하는 데 최적화한 미니밴을 앞서기는 쉽지 않다. 7인승 SUV는 3열을 갖추더라도, 짐 공간 등을 고려해 5인 탑승에 맞춰 공간을 구성하기 때문에 미니밴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대형 SUV의 크기가 미니밴만 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근에 나온 쉐보레 트래버스는 7인승 SUV의 미니밴과 경쟁 가능성을 보여준다. 트래버스는 길이와 휠베이스는 5200mm와 3073mm로 카니발보다 길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미니밴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7인승 SUV 중에서는 성인이 앉아도 여유가 있는 제대로 된 3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트도 2-2-3 배열이라 7인승 SUV와 구성이 같다.

트래버스 정도라면 7인승 SUV가 미니밴과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하겠지만 서로 다른 특성은 고려해야 한다. 도어를 여는 방식도 다르고 실내 편의성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SUV는 지상고가 높아서 시트 포지션에도 차이가 난다. 형태도 미니밴은 1.5박스, SUV는 2박스로 신체 비율이 다르다. 미니밴과 SUV가 7인승이라는 공통점을 지니더라도, 각자 분야에 맞는 특성이 조금씩 더 두드러진다. SUV와 미니밴을 찾는 사람의 취향은 대체로 갈린다. 7인승 SUV는, SUV를 원하지만 어쩔 수 없이 미니밴으로 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7인승 SUV의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거나 가성비가 아주 높아서 정말 사고 싶게 만들지 않는 이상, 미니밴 수요를 끌어 오기는 쉽지 않다.

국내 미니밴 시장은 차종이 적다. 국산은 기아차 카니발이 독주한다. 존재감이 약하던 쌍용자동차 코란도 투리스모는 최근 단종됐다. 수입 미니밴도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 두 종류에 그친다. 새로운 미니밴이 생기거나 수입해서 들어올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 7인승 SUV가 대체 차종 역할을 해야 하는데, 미니밴 수준으로 공간을 뽑아내는 차가 없으니 시장이 분리된 채로 유지됐다. 트래버스의 등장으로 SUV와 미니밴의 중간 지대가 생겼다. 미니밴 시장에서 보면 대체 차종이 생겨 선택의 폭이 늘었고, SUV 시장에서 보면 미니밴스러운 틈새 차종이 생겼다. 서로 다른 특성 때문에 7인승 SUV가 미니밴이 될 수는 없겠지만, 대체 차종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미니밴 시장을 뒤엎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시장 변화의 불은 댕겼다.

<출처 : Daum자동차>